풍력발전
2008년 가을에 분석과학회에서 개최하는 추계 학술발표회에 포스트 발표를 하기 위하여 강원도 용평에 들렀을 때 멀리 보이는 산에 풍차들이 설치되어 있는 것을 보았다. 또한 서해안으로 자주 여행하는데 군산 해안가에도 여러 대의 풍차들이 웅장한 모습을 자랑하고 있었다. 태양빛이 지면을 가열하면 양달과 음달 사이에 온도차가 생기게 되고 따라서 대기가 이동하게 되니 바람이 만들어진다. 즉 태양열에 의하여 바람이 만들어지니 풍력도 결국에는 태양에너지의 이용이다.
풍차는 우리들에게 네덜란드를 떠오르게 한다. 바다보다 낮은 땅이라는 의미인 네덜란드는 바닷물과의 투쟁에서 땅을 개척한 사람들의 이야기의 본 고장이기도 한다. 빙하시대에는 수심이 낮은 북해가 육지였지만 차즘 바닷물이 육지로 침범하면서 육지에 둘러싸인 바다가 여러 개 생겨났고 토목공사에 뛰어난 능력을 보유한 로마인들에 의하여 좁은 바다를 막아 내해를 육지화 하는 대 공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고 한다. 로마의 세력이 쇠퇴하고 그 후에 이 땅을 차지한 게르만 인들에 의하여 바다를 땅으로 변화시키는 일이 계속되었고 바닷물을 퍼내기 위하여 등장한 것이 바로 유명한 풍차이다. 네덜란드 이야기를 계속하면 평화롭게 거주하던 게르만 인들이 영토와 선교의 꿈을 가진 프랑크 제국의 카알 대제에 의하여 본격적인 지배를 받게 되었다. 그 후 메르센 조약에 의하여 모젤 강과 마스 강 하류에서 동쪽은 동프랑크, 서쪽은 서프랑크로 분할되어 오늘날의 벨기에와 네덜란드로 분리되는 계기가 되었다.
대항해 시대에 네덜란드는 에스파냐의 지배에서 벗어났고 (공식적으로는 1648년 30년 전쟁의 마무리를 위해 유럽의 열강들이 모인 베스트팔렌 조약에서 스위스와 함께 독립하였음) 세계를 주릅 잡았다. 조선에 온 하멜 일행도 무역하러 일본으로 가던 길이었다. 그는 나중에 탈출하여 귀국한 후 유명한 하멜 표류기를 남겨 은둔의 나라 조선을 서양에 소개하였다고 한다. 그 당시 일본과 조선은 쇄국정책을 펼쳤다. 그러나 일본은 네덜란드와의 무역은 계속하여 나가사키를 통해 서양의 문물을 받아들였지만 조선은 아예 문을 굳게 닫았고 이 차이가 본격적인 서세동점 시대에 일본은 열강에 합류하였지만 조선은 일본의 지배를 받는 수모를 겪게 되는 결과를 맞게 된 것이다.
다시 풍차로 돌아오면 바람이 일정하게 계속하여 불고 있는 지상 10 m이상의 높이에 풍차를 설치하여 바람의 힘을 전기로 변환시킨다. 해안이나 섬 및 고산지대는 온도의 차이에 의하여 풍속이 커지므로 제주도를 비롯한 남해, 서해, 동해 및 대관령, 진부령 등에 대규모 풍력발전 단지가 조성되어 전력을 만들고 있다. 해안 지대와 산악지대에 바람이 강하게 그리고 계속 발생하는 것은 바다와 육지 (해안 지대), 산 정상과 골짜기의 기온 차이에 (산악 지대) 의한 것이다. 바다와 육지의 비열이 서로 다르므로 빛이 강한 낮에는 육지의 온도가 더 높으므로 바다에서 육지로 바람이 불고 어두워진 밤에는 반대로 육지가 더 빨리 식어 바다의 온도가 더 높아지므로 육지에서 바다로 바람이 불게 된다.
풍력발전기는 바람이 갖고 있는 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꿔 주는 장치이다. 불어오는 바람은 풍력발전기의 날개를 회전시키게 되고 이 때 생긴 날개의 회전력으로 전기를 생산하여 우리가 사용하게 되는 것이다.
현대식 풍력발전기는 구식 풍차와는 모양이 아주 다르다. 풍력발전기는 높은 철제탑이나 콘크리트탑 위에 날개가 두 개 또는 세 개 달린 커다란 회전익이 올라앉아 있는 모습이다. 이 회전익들이 샤프트를 돌려 발전기에 동력을 전달한다. 회전익의 크기와 탑의 높이가 발전 가능량을 결정한다. 바람은 높이 올라갈수록 세게 불고 회전익이 받는 풍량은 날개의 면적에 의해 좌우되기 때문이다. 날개의 길이가 2배로 늘어나면 동력은 4배로 증가한다. 더욱 중요한 것은 바람의 속도다. 풍력은 풍속의 세제곱의 비율로 증가하기 때문이다. 즉 풍속이 배로 늘면 여기서 얻을 수 있는 동력은 8배로 늘어난다. 그러나 풍력발전기가 폭풍을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풍력발전기는 보퍼트 풍력계급으로 3~10계급 (21~97 km/h)이 작동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풍속이 그 이상으로 증가하면 자체보호를 위해 자동적으로 멈추도록 되어 있다. 대부분의 기계들은 항상 비슷한 수준의 동력을 내도록 설계되어 있다. 즉 바람이 세게 불더라도 기계의 회전이 지나치게 가속화하지 않도록 회전익이 자동적으로 “수평화”하는 것이다. 예고 없이 불어오는 강풍을 최대한 활용하기 보다는 풍속에 관계없이 일정한 출력을 내는 편이 이롭기 때문 이다.
풍력발전기는 항상 제방향 - 바람을 마주 보거나 등지는 방향을 유지해야 한다. 이런 이유 때문에 회전익은 회전반 위에 설치되어 바람의 방향을 알려주는 감지기와 연결된 전동기에 의해 조정되도록 되어 있다. 회전익을 수평축이 아닌 수직축에 설치하면 이 풍향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할 수 있다. 수직축에 날개를 달면 바람이 어느 쪽에서 불어오건 아무 문제가 없다. 다레이어스 터빈이라고 불리는 이 수직축 발전기는 그밖에도 다른 이점이 있다. 즉 풍력을 전력을 전환시키는 무거운 발전기를 탑 위에 설치하는 대신 지상에 설치할 수 있다. 따라서 수평축 발전기에 비해 회전익이 압력을 적게 받게 된다. 다레이어스 터빈의 한 가지 결점은 회전익을 돌리려면 처음에 손이나 전동기로 밀어 주어야 하는 경우가 가끔 있다는 것이다.
풍력발전기를 설치하는 데 따르는 또 다른 한 가지 중요한 문제점은 환경문제다. 주민들은 풍력발전에 호감을 가지면서도 언덕마다 회전날개로 뒤덮이는 것을 별로 달가워하지 않는다.
풍력터빈을 바다에 설치하는 문제가 진지하게 검토되고 있다. 그러나 이 경우 터빈을 바다 위에 고정시키고 육지로 송전하는 문제가 생긴다. 영국 에너지부는 해안에 가까운 얕은 바다에 풍력터빈을 설치할 경우 영국의 현 전력 수요의 1.5 배까지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우선 육지에서의 성과를 연구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보퍼트 풍력계급은 19세기 초에 영국의 보퍼트에 의하여 고안되었고 1962년부터 공식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표. 13. 1 보퍼트 풍력계급
풍력계급 | 명칭 | 지상 10m에서의 풍속 | 육상상태 | 해상상태 |
km/h |
0 | 고요 | <1 | 연기가 수직으로 올라감 | 거울과 같은 해면 |
1 | 실바람 | 1 ~ 5 | 풍향은 연기가 날리는 것으로 알 수 있으나 풍향계는 움직이지 않음 | 물결이 생선바늘같이 작고 (파고 0.1m) 물거품이 없음 |
2 | 남실바람 | 6 ~ 11 | 바람이 얼굴에 느껴짐 나뭇잎이 흔들리며 풍향계도 움직이기 시작함 | 물결이 작게 일고 (파고 0.2m) 퍼의 마루가 부서지지 않고 모양이 뚜렷함 |
3 | 산들바람 | 12 ~ 19 | 나뭇잎과 가는 가지가 끊임없이 흔들리며 깃발이 가볍게 날림 | 물결이 커지고 (파고 0.6m) 파 마루가 부서져서 물거품이 생기고 흰 파도가 간간히 보임 |
4 | 건들바람 | 20 ~ 28 | 먼지가 일고 종잇조각이 날리며 작은 가지가 흔들림 | 파도가 일고 (파고 1m) 파장이 길어지며 휜 파도가 많이 보임 |
5 | 흔들바람 | 29 ~ 38 | 잎이 무성한 작은 나무가 전체가 흔들리고 호수에 물결이 생김 | 파도가 조금 높아지고 (파고 2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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