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님 미래 세대를 위한 충언 드립니다. (긴글주의)
김영닌
18-12-14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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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사교육에 종사하고 있는 중년 여성입니다.

 

초등학생 학부모이기도 하고, 학원에서는 주로 고등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15년 가량 십대 아이들을 지켜보며 제가 알게 된 것, 그리고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사교육은 사회악으로 치부되기도, 필요악으로 여겨지기도 하며 때로는  경외와 멸시를 함께 받는 독특한 업 입니다.

 

따라서 이 글을 읽으시며 수많은 생각이 드실 수 있지만.....

 

지금부터 하고 싶은 말은 제가 저의 밥그릇이 염려되어서가 아닌 정말 미래 세대의 건강과 안녕을 위해서

 

드리는 고언임을 믿어 주셨으면 합니다.

 

 

 

1. 초등학교 학생들의 지나친 선행의 종착지는 특목고 입니다.

 

 

과도한 수학 부담을 견뎌 낼 중~ 고등학교때를 대비해 어렸을 때 이미 영어를 끝내 놓으려는 학부모가 많습니다.

 

영재원, 영재학급의 경우도 마찬가지 입니다. 필요 이상으로 많은 학생들이 선발되고 있으며 영재 교육을

 

공교육의 범위에서 해결하겠다는 시도는 좋으나 실제로 초등학교의 경우 '대비가 가능한' 문제로  미래의 영재들이

 

선발되기에 진정한 의미의 영재들은 오히려 기회를 박탈당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래 생각할 기회, 그리고 나의 관심사에 골몰할 기회를 빼앗기는 것입니다.

 

영재로 지목되어서, 관심 없는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자잘한 멀티형 영재로 길러지는 것입니다.

 

마방진 하나로 몇 달을 자유롭게 생각할 수 있는 기회는 지금의 영특한 초등학생들에게는 허용되지 않습니다.

 

수많은 유형의 문제를 습득하며 나름의 풀이법을 체계적으로 익히는 것입니다

 

물론 그것을 견뎌 내는 아이에게 영재성이 없다고 할 순 없겠습니다

 

그러나 초등학교 시절에는 그릇의 넓이를 키우는 시기입니다

 

그릇을 꽉꽉 채워 담는 시기가 아닙니다

 

초등학생들 또한 나름의 학업 스트레스를 받고 있어 그 어린이들 사이에서도 '관용' '이해' '용인' 등의

 

여유를 발견하기 어렵습니다.

 

책 읽고 종이인형만 가지고 놀았는데도 어엿한 사회 구성원이 될 기회를 가져야 하는데

 

지금의 아이들은 그런 순진한 아이들을 비웃음의 대상으로 치부합니다.

 

초등 4~ 6 시기를 빡세게 견뎌야 특목고가 가능합니다

 

기숙사형 사립고등학교도 마찬가지입니다

 

'원래' 잘 하는 애들 받아 '당연히' 좋은 대입 실적을 내고 '최고의 학교' 로 군림하며

 

좋은 학생들을 싹쓸이 합니다.

 

그런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에게 심어지는 선민 의식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사회 통합에 저해가 되는 아이들이 길러지면 길러졌지

 

우수한 학생들이 리더로 성장한다는 것은

 

팥을 심어 놓고 콩을 수확하기를 바라는 것 처럼 헛된 희망입니다.

 

그 좋은 학교로 가도 한 번을 흔들리면 명문대는 안녕입니다.

 

문재인 대통령님 경남고등학교에서 잠시 방황하신 것으로 압니다

 

지금은 그랬다간 경희대를 갈 수 없습니다.

 

재수를 하면 되지 않느냐고요? 그때와 비교도 할 수 없이 정시 문이 좁습니다.

 

그러니 특목고에서 내신이 좋은 아이들이란

 

초등 저학년부터 쉼 없이 달려온 아이들입니다

 

보통 아이들도 매일 시간이 부족합니다

 

너무나 많은 숙제가 이미 초등학교에 존재합니다.

 

엄마가 없으면 이 시기를 어떻게 잘 통과할까 우려스러울 정도로 서포트를 해야 하는 입장입니다

 

하물며 어릴 때 과고 외고 자사고 준비하는 학생들...............

 

그런 아이들은 초등학교 때 부터 밤 늦게까지 공부를 해야 하는 입장입니다.

 

 

 

한 달 동안 시골에 가 있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붉은 빛이 선연한 산딸기를 보면서

 

강 바닥에 투명하게 보여 흔들리는 내 발가락의 너울거림을 느끼면서

 

그렇게 별일없이 보냈던 한 달 이후

 

저는 굉장한 속도로 학업 성취를 이루었고 이후 최상위의 성적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너무 심심해서 거실의 책을 완독 하였습니다.

 

이제 초등학생은 심심할 틈이 없습니다.

 

 

 

요즘 초등학생이 자주 듣는 말이 무엇일까요?

 

<그럼 30분만 놀아> 일겁니다.

 

조금 더 후한 학부모님이라면...

 

<그럼 한시간만 놀아> 일 겁니다.

 

파편화된 시간의 조각을 맞추려는 엄마와 아이들의 신경전은

 

당사자도 지켜보는 자도 사실 답이 안 나오는 의문입니다.

 

꼭 이래야 하나 갈등하면서

 

그럼 이렇게 하지 않는다면? 이라는 가상의 답에 질겁하며 또 같은 트랙을 숨차게 뛰어 갑니다.

 

문제는 그 답을 아무도 주려 하지 않습니다.

 

사실 답이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불과 반세기 전 도시락도 없이 여자들은 교육도 못 받던 시대에서

 

급식과 알파걸의 시대로 이행 하였습니다.

 

쌓인 데이터는 너무나 일천하기에

 

급조된 성공과 날림으로 지어진 자수성가의 일화에 일희 일비 합니다.

 

초등학생은 어떻게 공부해야 할까요? 

 

지금의 초등학생들이 공부하는 양상은.................

 

어른들의 철학이 반영된 겁니다.

 

될성부른 나무 떡잎부터 알아본다는

 

학제와 기간이 정확하게 정해진, 그리고 나이와 서열이 견고한 한국 사회에서

 

트랙을 느리게 쫓아오는 녀석들은 쳐 내고 가는 겁니다.

 

함께 가자! 같이 가자.

 

이런 구호는 효율과 비효율의 잣대로 평가됩니다.

 

어린이들이 먼저 배우는 것이 이런 겁니다.

 

입가에 자장면 묻으면 묻은대로 먹는 어린 것들이 특목고 못 가면 인생 꼬이는 줄 압니다

 

이거 누가 가르친 겁니까.......

 

 

 

 

2. 중학교에서 실수 없이 살아야 원하는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있습니다.

 

 

굉장히 비교육적입니다.

 

강사 초기에 우수한 학생반을 맡아 가르친 적이 있습니다.

 

엄마들은 아이들 자습이 끝나기를 기다려 미리 준비한 줄넘기 선생님을 모시고 학교 운동장으로 향합니다

 

그때가 새벽 1시가 넘었습니다.

 

이 아이들은 전과목을 완벽하게 관리하고 있었으며 다들 좋은 상급학교에 진학 하였습니다.

 

부모도 이른 바 스펙이었습니다

 

왜냐하면 그 늦은 밤에 아이를 데려가라고 전화를 하면

 

성적이 저조한 반 학생들의 부모들은 이미 자고 있거나 아이를 혼자 걸어오게 하라고 대응 하였습니다.

 

그런데 성적이 좋은 아이들은 엄마가 간식을 준비해 대기하고,

 

도란도란 대화를 나누며 집으로 향하는 것이었습니다.

 

 

학교 수준에 따른 아이들의 경쟁과 좌절도 지켜보기 어려운 수준입니다.

 

중 3이 되면 갑작스럽게 학교 시험이 어려워 집니다.

 

절대평가에서 상대평가로 바뀌며 상위권 변별력이 필요해지기 때문입니다.

 

토플 110 점이 넘는 학생이 영어 본문 변형에 큰 생각없이 대응하여 88점을 받았습니다.

 

이 학생은 원하던 K외국어 고등학교의 꿈을 접었습니다.

 

넋 놓고 있다가 중 2 말 쯤에 정신 차리면 소위 '좋은 학교', '아이들이 공부 열심히 하는 학교' '생기부 관리 편한 학교' 는 그림의 떡일 뿐입니다.

 

중 3때 정신차리고 밤 새워 공부하여 원하는 학교 합격.....이런 게 안 되는 겁니다.

 

 

 

왜 우리 교육은 이 어린 학생들에게 방황 한 번을 허용하지 않는 것입니까?

 

아직 친구 사귀는 것도 익숙하지 않고 놀다가 숙제도 잊곤 하는 어린 학생들에게

 

모든 것을 치밀하게 적어서 용의 주도하게 준비해야만 기회를 준다고 말하는 것입니까?

 

(사실 이건 엄마들이 적음)

 

한 학생이 미국 드라마에 빠져서 한학기를 허우적 댑니다.

 

이 학생에게 이럴 자유는 없습니다. 왜냐면 꽤 잘하는 수학으로 좋은 학교를 진학할 예정이었는데 그러려면

 

내신 관리와 선행은 필수입니다

 

학생은 극렬히 반항하고 엄마와 크게 충돌합니다. 그러나 결국에는 풀이 죽어 엄마가 그려 놓은 프레임 위를

 

흔들림 없이 따라 가게 됩니다.

 

 

 

저는 중학교때 상위권 학생이었지만 하교하면 친구와 학교 스탠드에서 별을 볼 때 까지 수다를 떨기도 하고

 

먹고 싶은 걸 나열하면서 친구와 집까지 걸어가기도 하고

 

하이틴 로맨스에 빠져서 수업 시간에도 교과서에 끼워 읽다가 선생님께 들켜 화를 입기도 했습니다.

 

고등학교 때는 음악에 빠져서 시험은 대충 보고

 

담임선생님과 대립하여 공부는 손 놓기도 하고

 

실력 없는 선생님을 고발하는 투서를 써서 학교측에서 예의 주시하는 그런 학생이었습니다.

 

 

 

고등학교야 당연히 가는 것이고 대학이야 시험을 잘 보면 될 일이었기에

 

하루 하루는 온전히 나의 것이었고 나의 선택이었습니다.

 

가식도, 기량도, 기술도, 거짓도, 과장도, 혐오도 없는

 

나 자체로 살아갈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이제는 중학교 아이들이 친구들이 더 시험 잘 볼까봐 눈물을 보입니다.

 

그리고 이런 아이들이 좋은 대학에 갈 거라는 사실이 참 참담합니다

 

시험을 못 보는 녀석들은 인생 다 결정된듯 무기력함에 시달립니다.

 

평범한 아이들은 이렇다 할 뭘 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시험을 잘 보는 것도 아닌

 

어설픈 상태로 3년을 보냅니다.

 

자사고, 기숙사고, 외고, 자공고, 모두 없애야 합니다.

 

어른들이 편하고 공부 잘 하는 아이들만 편한 수월성 교육으로

 

일반고에 남겨진 아이들은 한 번 체에 걸러진 아이들 취급을 받고 있습니다.

 

학업 수준이 떨어지는 일반고는 수월한 내신을 위한 전략적 선택 대상에 불과합니다.

 

학종으로 일반고가 살아난다고요?

 

명문대의 기회를 준다고요?

 

어차피 학력 수준이 부족한 학생이 명문대에 가 봤자 아웃사이더가 될 뿐입니다

 

선심쓰듯 한 두장 주고 학종이 대단한 자선을 행한 듯 말하지 마십시오

 

실제 명문 대학교에서의 저소득층 비율은 계속 줄어들고 있습니다.

 

학종은 학생 혼자서 대비가 불가능한 전형입니다.

 

순진하게 그렇게 했다가는 수능도 망하고 내신도 별로인 채 돈 들여 재수하고

 

 원하지 않았던 대학을 가게 될 것입니다.

 

고등학교부터 아이들에게 선민의식을 심어주는 그릇된 교육으로

 

어떻게 사회통합과 상생이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할 미래 세계의 리더를 길러낼 수 있습니까

 

고초를 겪고 나면 좋은 대학은 가게 하십시오

 

그 고초는 몸과 마음이 견딜 수 있는 고교시절까진 유예되어야 합니다

 

작디 작은 학생들에게 중 3때 이 모든 과업을 끝내지 않으면

 

인생이 암울해 지기 쉽다 라고 말하는 어른이 있다면 정말 크게 반성해야 합니다

 

지금 제대로 밥벌이 할 만한 직업 자체를 주지도 못하는 능력 없는 어른 세대 입니다.

 

 

 

겨우 가져온 애벌레 한 마리를 새 다섯 마리보고 먹으라고 던져 주고

 

느린놈은 굶으라고 성토합니다

 

왜 동작이 빠르지 못하냐. 저기 저놈은 배불리 먹었다. 비교하며 힐난합니다.

 

많이 가져오지 못했다 다독이며 위로하고

 

애벌레를 다섯 조각 제대로 내 주며

 

비록 성에 차지 않아도 이렇게 해야 우리 모두는 존속하고 상생한다

 

그리 가르쳐야 하는 것 아닙니까

 

아름다운 15세 16세 아이들이 이런 것을 배우지 못하고 살아갑니다.

 

축구에 져도, 게임에 져도, 공부를 못해도, 못생겼어도, 못살아도

 

그 사람은 나름의 가치와 존엄이 있다는 것을 배우지 못하고 자라납니다.

 

 

 

 

3. 수시제도는 반드시 축소되어야 합니다.

 

 

좋은 제도라는 것은 알겠습니다. 그러나 수십년간 급격하게 발전해온 사회는 선진국의 제도는 받아들이되

 

그 문화와 정서는 흉내만 낼 뿐 내재화 시키지 못하는 문화 지체 현상을 겪고 있습니다.

 

제도의 선진화인가? 신뢰 회복인가? 저는 당연히 후자를 우리의 가치로 키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기어 오른 앞놈 끌어 내린다음에 자기가 냉큼 배에 타서 목숨을 건집니다

 

아무도 타박하는 사람도 제지하는 사람도 제어하는 사람도 없습니다.

 

끌어 내려진 사람이 파도에 삼켜집니다.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모습이 바로 이러합니다.

 

자리 하나 하고 있으면서 자기 잇속 못 차리면 바보 소리를 듣습니다.

 

 

수시는 우리 사회의 신뢰가 구축되는 데 절대 도움이 되는 제도가 아닙니다.

 

학생들이 아슬아슬한 점수에서 갈등하고 고민합니다

 

선생님의 잘못된 채점을 고발하지 못합니다

 

성적이 비슷한 절친에게 프린트나 노트를 빌려주는 일에 대해

 

한번쯤은 고민하게 되며

 

스스로에 대한 혐오감도 느끼고

 

실력을 측정하지 않고 함정에 빠뜨리는 그런 문제에

 

속지 않는 방법을 연구하려고

 

크게 도움이 안 되는 한 두 문제를 제대로 풀기 위해

 

비슷하게 지루한 문제를 수백개씩 풀고 있습니다.

 

 

친구들이 시험을 못 볼 수록 친구들이 공부에 무관심 할 수록

 

나에게 유리합니다

 

두꺼운 책을 꺼내 보지만 그런 걸 읽을 시간은 없습니다

 

네이버에서 간략한 줄거리를 읽고 책은 앞 부분을 조금 읽으면 충분합니다.

 

고교시절에 이성 친구 사귀고 연예인 한 번 좋아했더니 학생부 교과 기회는 영원히 날아 갑니다.

 

학종은 믿을 게 못 됩니다.

 

딱히 잘 하는 것 없는 수많은 아이들이 학종을 꿈꿉니다.

 

동아리를 바꾸고 싶어도 학종에 불리할까 바꾸지 못합니다.

 

스펙은 사범대에 맞추어 쌓아 놓았는데 갑자기 다른 걸 하고 싶어지면 정말 난감합니다.

 

그런데 학종도 내신이 중요하기에 공부에도 소홀히 하면 안됩니다.

 

학종은 깜깜이 전형이라 떨어지면 끝이라 수능도 소홀하게 여기면 안됩니다.

 

 

 

학종은 사실  10% 만 뽑으면 되는 시험 전형 입니다.

 

뭘 그렇게 하고 싶고 뭐가 그렇게 절실한 아이

 

정말 10% 도 많이 잡은 것입니다. 그런 아이 많지 않습니다.

 

패자 부활전이 없는 입시입니다.

 

고1이 끝나면 수시로 갈 대학은 거의 결정됩니다.

 

아직 어떤 대학이 얼마나 있는지도 모르는 학생들은 자신들이 가고 싶은 대학은 수시로는 영영 이별이며

 

정시는 재수생과 반수생의 협공을 당해낼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심리적 분열 양상을 겪습니다.

 

 

취직이 잘 된다며 수학 머리가 없는 학생들도 이과로 내몰립니다.

 

이과에서 해도 해도 안 되는 수학을 붙들고 아무리 고생을 해 봐도 1등급은 정확하게 4% 입니다.

 

어차피 상대평가인데 다들 수학을 어마어마하게 시킵니다. 수학으로 대학을 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수학만 파면 수학은 1등급 나올 것 같습니다. 그러나 1등급은 앞서 말한 초등학생 때 부터 수학을

 

밤 늦게까지 공부해온 그런 학생들로 이미 빼곡히 채워져 있습니다.

 

영어 절대평가 되었다며 공부 소홀히 하니 안그래도 어려운 영어 성적도 떨어져 결국 갈 대학이 없습니다.

 

이상하게도 수학 잘하는 녀석들은 영어도 꽤 합니다. (앞서 1번에서 언급한 상황때문에 그러합니다.)

 

 

 

교과 전형도 정말 소가 웃을 일입니다

 

여기 1등급이 저기 학교 4등급입니다

 

학교생활 무척 잘 하고 정해진 어느 정도의 난이도를 해결 잘 하면 굉장히 성실한 학생인가요?

 

대학교도 모든 것을 알고 있습니다

 

특정 고등학교가 대학에 넘쳐납니다

 

분명히 수시 교과전형은 말도 안 되는 전형입니다

 

추첨식 고교 배정에서

 

어느 고등학교로 가냐 이 여부가

 

40% 를 차지하는

 

교과전형의 향방을 결정한다?

 

학생들은 또한 성토합니다

 

저기 가서 내신 따고 싶다. 여긴 내신이 너무 어렵다

 

그런데 저긴 수업 분위기가 엉망이다. 여긴 그나마 아이들이 공부를 하려 든다

 

그러니 일반고, 수준이 낮은 고등학교에서 좋은 내신이란

 

학력의 결과가 아니라

 

얼마나 공부 안하는 급우들을 무시하고 마이웨이로 공부만 팔 수 있는가 혹은

 

학교에서 공부를 안 하고도 방과후 사교육으로 학업을 따라갈 수 있는 수준의 시험 문제인가

 

그런 것이 결정합니다.

 

 

 

수시로 인해 수많은 학생들이 명문대를 갈 기회를 얻는다고 합니다.

 

그 명문대에서 그 학생들은 그 명문대를 이전에 들어간 선배들이 없다는 이유로

 

그 집단의 핵심 구성원으로 자리하는데 어려움을 겪습니다.

 

실력으로 왔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은 또 그들만의 울타리를 칩니다.

 

수시는 서울대-대원외고,   서울대- 상산고,  서울대- 용인외고

 

이렇게 대학교와 고등학교가 함께 충족된 성골 출신들을 새롭게 양산합니다.

 

다양성, 기회의 균등, 사회적 배려 다 중요 합니다.

 

본능적 구분짓기를 극복할 교양을 배우지 못한 학생들입니다.

 

그런 걸 가르쳐 주려고도 하지 않았습니다.

 

학업 수준이 떨어지는 같은 학교 학생들도 내 울타리 안에 포용하며

 

<너는 학교가 인정한 나의 동문>

 

이렇게 인정하는  자세는 대학생들에게서 찾아 보기 어렵습니다.

 

 

 

안타깝지만 우리 나라 대학의 서열화는 아주 공고합니다.

 

향후에도 크게 달라질 것 같지 않습니다.

 

어차피 5천만 많지 않은 인구에 그다지 많지 않은 명문대

 

균형 발전 평준화 진학자들의 선택 모두가 무의미 합니다.

 

제도를 1년이 멀다 하고 바꾸는데도 재수생들은 줄어들 줄을 모릅니다

 

왜냐면 이 공고한 서열이 존재하는데 두세개 더 틀려서 서열이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두세 개만 더 맞추면 다른 대학을 갈 수 있을 거란 생각에 다시 재수를 합니다.

 

 

 

 

웰즐리, 코넬, 예일, 시카고, 뉴욕, 하버드, 컬럼비아, 스탠포드,.... 세계 최고의 대학이 즐비하고

 

입학사정관들이 학교의 자부심을 걸고 모여 한 학생의 포트폴리오를 토의하는 그런 나라의 제도

 

모방하지 마십시오 불가능합니다

 

우리나라 입학 사정관은 신분이 불안정한 경우가 대부분이며 학생은 가고 싶은 대학이 몇 개 없고

 

그나마도 그 몇개 내에서 서열이 있어 이 모든 제도는 정말 예쁘지만 우리와는 맞지 않는 옷입니다.

 

열심히 토론하여 합격시켜 놓아도 약간 더 서열이 좋은 학교로 홀라당(!) 정말 홀라당 가 버릴 것입니다.

 

왜냐면 대학이 큰 특색이 없고 서열이 확고하기 때문입니다.

 

 

정말 안타까운 것은 어떤 이유로든 괜찮은 학생이 수시를 모두 떨어 졌을 때

 

정시 인원 남아 있는 것을 보면 참 참담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전국에서 몰려드는 학교의 학과별 정시 인원이 수십명 정도에 불과하니

 

이건 또 한개 차이로 아이를 떨어뜨리고

 

또 재수를 하게 만들겠구나

 

 

정시로 보고 난이도 올리십시오

 

차라리 이렇게 서열이 존재한다면 그냥 인정하고

 

공부를 하면 갈 수 있게 만들어 놓으십시오

 

이제 서울대는 누구 추천을 안 받고 누구 도움이 없으면 가는 것이 하늘의 별따기 입니다.

 

저도 뒤늦게 입시를 할 때 서울대가 정시인데도 어떤 서류가 필요했고

 

떨어질 경우 선생님께 죄송하고 면목 없을 것을 우려하여 서울대는 시도하지 않았습니다.

 

 

 

4. 입시가 문제가 아닙니다. 패자 부활전이 없는 사회가 더 문제입니다.

 

 

공채나 시험을  없애는 것은 사회적 이동성을 상당히 제거하며 사다리를 걷어 차는 일입니다.

 

전 28세에 대학에 입학하였습니다. 무책임한 부모 만나 아슬아슬하게 살았고

 

뒤늦게 학업에 뜻이 있어 수능을 보았고 나쁘게 보지 않아 괜찮다는 대학에 입학하였습니다.

 

적당한 학점 (그마저도 아르바이트하느라 경쟁력은 떨어짐) 최고의 영어성적을 가지고도

 

4학년때 지원하는 사기업은 서류부터 모두 떨어졌습니다.

 

공기업은 모두 서류를 통과했습니다. 시험을 통과 못했죠. 어려운데 대충 준비해가지고는......ㅡㅡ;;

 

후에 학원 학생 학부모 (공기업 임원) 가 제 스펙을 듣더니 놀라서 말하더군요

 

<어휴 나이만 아니셨으면 사기업도 바로바로 채용되셨겠는데요

 

여자가 30 넘으면 신입으로 채용이 어렵죠 >

 

 

 

면접 너무 믿지 마십시오

 

제가 제일 슬펐던 것은 노무현 대통령이 사람의 근본적인 내면의 힘, 자성, 자정력을 가졌다고 믿은 것입니다

 

90% 이상의 사람들이 그런 것 없습니다 슬프지만 인정할 건 해야 합니다

 

늘 깨어 있으려는 자도 책을 읽고 꾸준히 스스로를 돌아 보지 않으면 변해 버립니다

 

잘 하겠지 명예를 걸고 잘 하겠지

 

그것은 스스로 끊임 없이 돌아보고 끊임 없이 자성하려던 대통령이

 

다른 사람에게 스스로를 이입한 것입니다

 

 

면접은 사회적 약자를 걸러내는 장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국제중에서 이재용 아들을 뽑아 준 것

 

이화여대에서 정유라를 뽑아 준 것

 

예전 친박연대 양정례가 연대 법무대학원을 쉽사리 들어간 것

 

외교부 장관 딸 유현선 특채 ...........(이사람은 유부녀인데도 처얼썩 붙던데..................)

 

이 모든 것은 면접이라는 장치를 수월하게 활용한 것입니다.

 

 

 

어차피 졸업예정자가 아니면 사기업은 잘 뽑지도 않습니다

 

졸업자는 지난 취업시장의 패배자로 규정하기 때문입니다

 

아니라고 하지 마십시오 전 다 겪어 본 사람입니다. 주위에 생생한 증언자들도 다수 존재합니다.

 

우리 사회는 나이가 너무 중요하고 연공서열이 너무 중요하고 제때 할 일을 제 때 해야 한다는 인식이

 

너무 강해서 ........

 

시험이란 걸 없앤 경우에는 정말 재기의 기회가 없는 상황입니다

 

로스쿨도 마찬가지 입니다

 

존경하는 노무현 대통령이 인간의 힘 인간이 더 나은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의지 이런 걸 믿으셨겠지만........

 

로스쿨 면접 보는 교수들은 수준 이하입니다.

 

어리고, 좋은 대학 나오고, 배경 좋고, 영어 성적 뛰어난 사람을

 

촘촘하게 골라냅니다.

 

나이든 사람들 배제 1순위지요. 불편하니까요.

 

어디어디 아는 사람도 챙겨야죠

 

누구누구 아들 쳤다 누구누구 딸 쳤다 그런 정보에도 밝아야죠

 

 

 

아니라고요?  교수들의 명예가 있다고요?

 

뭐....경북대 로스쿨 출석도 안한 아이 점수 준건 유명한 사건이고.............

 

심지어는 교수가 폭로했죠

 

이화여대 교수는 명예가 없어서

 

맞춤법도 제대로 모르는 아이를 입학시켜 놓고 설설 기며 B 학점을 주었을까요

 

다~~~~~~~~~~~ 필요 없습니다

 

모두가 줄을 대고 있으며 모두가 정치 교수이며 모두가 정치 검사이며

 

그런 의심으로 시작해 무조건 공정한 체제로 가야 합니다.

 

 

한 톨의 분탕질도 허용하지 않는

 

공정한 시험 체제로 가야 하고

 

이것이 사회의 퇴행을 의미해도 좋습니다

 

서로 이젠 믿기만 하면 됩니다.

 

저새키가 부정한 방법으로 나를 밀어 냈다

 

이런 고통만 없으면 그러한 체제의 후퇴는 그 나름의 보상을 줍니다

 

시험이 체제의 후퇴일 건 또 뭡니까?

 

프랑스나 미국의 체제가 선진적이라는 것도 사대주의에 불과합니다

 

프랑스나 미국이나 최악과 최고가 얽혀서 살아가는 그런 사람 사는 세상일 뿐입니다.

 

르펜의 국민전선이 건재하고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뽑히는 것을 보면

 

우리가 금과옥조로 삼고 추종하는 것 자체가 난센스 입니다

 

천세 천세 천천세 하던 버릇을 못 고치고

 

무조건 선진국이 하면 만세 삼창을 부릅니까

 

 

교육제도는 우리 상황에 맞아야 합니다

 

우리 사회는 이동성이 제로이며 신뢰도가 바닥입니다

 

이 두가지만 살리는 그런 교육을 고민해 주십시오

 

학교관계자 이야기만 들으면 학생들에게 고삐를 조이는 수많은 정책에 대한 찬성을 던질 겁니다

 

왜냐구요 이 사람들은 학생들은 조져야 하는 대상으로 여겨요

 

한 인간으로 존중하는 마음이 없어요

 

내버려 두면 할거다 라는 믿음도 없으면서 입학사정은 전혀 딴판입니다 내버려 둬도 하는 놈을 뽑아요

 

 

 

제가 제일 슬프고 이 직업을 떠나고 싶은건

 

정부가 난리쳐서도 아니고 학부모가 난리쳐서도 아니고

 

학생들의 수준이 나날이 떨어져만 간다는 것 때문입니다

 

학력 수준 아닙니다

 

이제는 무슨 시를 이야기 해도 이제는 무슨 소설을 이야기 해도

 

아이들의 눈에 반짝임이 없습니다

 

그런거 읽을 시간도 없고

 

문과는 어차피 편의점을 운영하게 될 사람들이니.... ㅋ

 

문과적 감성은 소모적이라 이거죠

 

뭐 하고 싶은 것도 없는데 집단 최면 걸린 거 마냥 모두 이과로 몰려가서는

 

잘 하지도 못하면서 수학을 '많이' 하고 있다고 '이과적 선민의식' 마저 드러내는 아이들.

 

 

파수꾼이니 1984니 정의란 무엇인가니

 

읽은게 없습니다 애들이

 

 

학교에서 독서록은 1년에 80권을 쓰라던데

 

덕분에 우리아들 한 권 꼼꼼하게 읽고 또 읽고 하는 그런 습관이

 

눈에 거슬립니다. 저러면 언제 독서록을 채우나.....

 

이거 안 채웠더니 애들 몇권씩 했나 손들라고 해서

 

애들이 제일 못 쓴 아이가 누구고 제일 잘 쓴 아이가 누구인지 서로 알고 있습니다.

 

 

독서록 그런거 안 썼어도

 

손에 잡히는 대로 책을 읽었고 수준도 안 맞는 책을 읽었던 저는

 

수능 언어도 0.3 이었고 어릴 땐 각종 교내 교외 대회의 글짓기와 독후감 을 휩쓸었습니다.

 

 

사람을 믿는, 사람을 기다려 주는 진보라면

 

진짜 기다려 줘야지

 

1시간 1일 1학기 1년

 

매 시간 충실하라고 계획대로 살라고 채근하는 것은 아니지요 미숙한 어린 아이들에게 말입니다

 

 

차라리 돈이 있다면

 

아이들이 편안하게 드나들 수 있는 도서관이나 체육관을 더 확충하는 것이

 

미래 세대를 건전하게 키우는 데 더 유용합니다

 

이건 뭐 자동차를 수십대 만나야 공원을 가고

 

산골짜기로 올라가야 도서관을 만나니

 

편의점에서 라면이나 먹고 스마트폰이나 할 밖에요

 

 

다들 자신만의 답이 있겠지요

 

하지만 진짜 민초의 이야기좀 들어 주셨으면 합니다

 

사교육을 하다보면 아이들의 삶의 진짜 민낯을 봅니다

 

사교육이라 프레임 지워져서 굉장히 사회악 같이 되었는데 원래 사교육은 있는 자들의 전유물이었죠

 

아인슈타인도 리만도 모두 사교육에 종사했었습니다

 

이게 저렴해 지면서 누구나 사교육에 접근할 수 있게 된거죠

 

 

모 서울대 교수가 친한 지인의 딸을 시간당 2만원 받고 레슨을 해 줬다는데(소가 웃을 일이긴 하죠)

 

그런 아는 지인 없는 사람도 학업에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이죠

 

돈 아까우면 안 하면 됩니다.

 

 

다만 현실을 외면하진 말아요.

 

대부분의 공교육 교사들은 노량진 사교육의 산물입니다.

 

대부분의 공무원들 역시 그러합니다.

 

남들보다 더 앞서기 위해 적극적으로 무언가를 추구한 사람들이

 

다른 사람 사다리는 걷어차려고 합니다.

 

 

저 또한 월 3만원 짜리 노량진 단과가 없었더라면

 

대학에 가긴 어려웠을 것입니다

 

대학에 가지 않았더라면..........

 

대학에 가려고 결심하기 전

 

학력 없이 승진하고 학력 없이 승승장구하자

 

대졸자들에게 의미없는 공격을 당했던 것처럼

 

그렇게 남은 평생을 지냈겠죠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며............

 

 

사람이 그렇게 살다가

 

에이 제기랄!!!!!!!!!!!!!!!!!!!!!!!!!!!!!!!

 

하면서

 

머리 싸매고 시험 보면

 

인생이 바뀔 수도 있어야 살맛 나는 인생 아닙니까?

 

패자 부활전이 없는 사회

 

제가 바라보는 한국의 모습입니다

 

 

 

 

 

긴글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대통령님 안 읽으셔도 제가 쓰는 것 만으로도 후련해 졌습니다

 

모쪼록 한 민초의 외침이지만

 

작은 울림이라도 가서 닿기를 절절하게 희망하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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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백년 칼럼] 한미 동맹이냐, 한미종속이냐
2017.06.21 15:04:57    
지난 수개월간 일어났던 시민촛불혁명의 핵심구호는 '이게 나라냐' 였다. 정신 나간 박근혜 전 대통령과 그의 사적 측근들이 국가권력을 농단했던 사실들에 분노한 시민들이 외친 한 줄의 비명이었다.

외교안보특보로 문 대통령의 방미에 앞선 탐색에 나선 문정인 연세대 명예교수의 지난 17일 발언과 트럼프 대통령의 지난 8일 '격노했다'는 반응을 다룬 국내의 언론 보도를 접하는 필자는 '이게 대한민국 언론이냐'는 비명을 절로 지를 수 밖에 없었다.

주권국가의 통치자 특보로서 당연히 해야 할 말을 당당하게 한 문 교수의 발언을 두고 이를 보도하는 언론들의 한심스런 시각은 차치하고라도 트럼프 미 대통령의 반응을 다루는 기사에서는 서글픔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그들의 보도에 따르면 한국 정부가 내린 사드 배치의 과정에 대한 보고를 접한 트럼프 자신이 '욕설까지 동반한 격노'를 보였다는 것이다.  

이들 언론보도 기사의 행간에는 마치 종주국 황제의 역린을 건드렸으니 이제 큰 일이 났다 식의 경고를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내는 듯하다. 이는 수구 집단들이 보이는 전형적인 공갈협박( black mail) 수법이다. 필자는 지난 번 칼럼을 통해 문 대통령의 방미를 수개월 뒤로 연기할 것을 강력히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결정된 일정 속에서 진행되고 있는 두 문(two Moons)의 환상적 콤비 플레이에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오히려 정당한 보도의 초점은 미주대륙의 절대적 패권국가와 국제정치의 균형자라는 엄청난 지위의 강대국 미국 대통령으로서 트럼프의 자격 미달과 오만함을 질책하고 비난했어야 마땅했다.

상기의 기사를 '트럼프의 격노'라는 제목으로 다룬 언론사들은 자신이 속한 국적부터 커밍아웃을 해야 한다. 만약에 자신들이 국적이 대한민국이라면 국가의 주권과 체면을 팔아먹는 매국노라는 비난을 받아 마땅하고, 이러한 비난을 거부하고 싶다면 그들의 실제적 조국이 미합중국이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이야기가 나온 김에 현재의 한미관계를 좀더 솔직하게 따져 들어가 보자. 

서구가 세계사의 주역으로 등장한 18세기 이래 국제 정치를 판단하는 두 가지 시각 또는 이론이 길항하고 있다 한다. 한가지는 패권적 현실주의이며, 다른 시각은 상호적인 자유주의이다. 유럽을 중심으로 벌어진 제국주의간의 식민지 쟁탈과 패권 전쟁은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인류사의 비극을 대단원으로 국제사회는 치열한 성찰과 반성이 이루어졌다. 수세기에 걸친 전쟁의 원인으로 작동한 패권주의를 견제하고자 다양한 국제기구와 시스템을 구축하여 상호주의의 입장을 강화하고자 노력하였다.  

그러나 유엔을 비롯한 상호주의적 노력은 미소 양 진영의 대립으로 무력화되었고, 이러한 과정에서 패전국도 아니며 제국주의의 희생자였던 한반도는 오히려 분단과 민족동란이라는 비극을 거쳐서 오늘까지도 여전히 휴전이라는 잠재적 전쟁 상황에 놓여 있다. 1989년 소련의 붕괴로 냉전적 대결의 종식과 함께 한반도의 평화를 기대하였으나, 오히려 미국이 일방적 패권주의를 강화하면서 국제사회의 폐해가 심해지는 중에, 중국과 인도의 굴기, 유럽연합의 탄생, 이슬람 문명과 러시아의 재기가 이루어 졌다. 바야흐로 다원적 패권주의 시대를 눈앞에 두면서, 한편에서는 극우적 민족주의가 발흥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상호주의가 다시 조명을 받고 있는 형국이다. 

이런 와중에 제2차대전 직후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를 넘어섰던 국력이 20% 수준으로 축소되면서 미국은 초강대국으로서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 이 가운데 군사력과 경제력 그리고 현대사회에서 매우 중요한 소프트 파워의 급격한 상실 등 심각한 불균형에 시달리고 있는 셈이다. 

지난 역사의 흐름 속에서 대일본전쟁의 전승국인 미국에 의해 이루어진 해방, 그리고 공산화를 시도했던 북한 때문에 치른 민족동란을 겪었다. 지난 70년간의 세월은 한미동맹이 아니라 일방적이고 편승적인 한미종속이라고 고백해야 한다. 이는 동시에 피동적인 종속관계를 합리적인 동맹관계로 이동시켜야 하는 주권국가로서의 과제상황을 제시하는 것이기도 하다. 역사의 전개는 역동적이고 이러한 역사의 파고를 능동적으로 타고 넘는 자만이 미래의 주인공이다. 

지난 70년간의 한미관계는 김대중-클린턴 시절의 3년 기간을 제외하고는 미국의 일방적 역사이다. 강자에 의해 형성되는 일방적 역사라는 것은 동시에 매우 위험하고 예측이 어렵다는 뜻을 포함한다.  

김대중-클린턴의 황금기 같은 3년은 소중한 기록과 경험을 가지고 있다. 남북이산가족들이 만나고, 금강산 관광이 이루어지고, 개성공단의 경제적 협력이 이루어졌고, 연평 해전이라는 위기가 있었음에도 굳건한 평화와 국방의 토대가 이루어 졌다. 황금기 같은 3년의 기간 동안에는 한반도 문제를 남한 정부가 주도하고 미국이 뒤에서 지원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이후 들어선 부시 정권이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하면서 1994년 타결된 북미 기본합의(Agreed Framework)가 일방적으로 파기되고, 천하에 무식한 이명박 정권하에 이루어진 '선제적 비핵화 전략- 편승하기(bandwagonning)'와 무책임한 오바마의 '전략적 인내'라는 허울이 어우러져 극심한 상호불신 속에 한반도의 비핵화는 물거품이 되었고, 북한의 자해적 핵무장 수준이 동아시아 전역과 미국본토를 대상으로 상호확실파괴(mutual assured destruction : MAD)의 국면에 돌입하게 되었다.  

이제는 매년 되풀이되는 한미군사훈련에 소위 미국의 전력자산이라는 초현대적 무기들이 대거 동원되면서 한반도는 일촉즉발의 장면이 반복적으로 연출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남북한 민족 모두에게 일대의 위기국면인 동시에 동아시아와 전세계를 전쟁으로 몰아가는 불장난이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배경에는 분명하게 미국의 대중국봉쇄 의도가 숨겨져 있다.

문재인 정부 하에 한국사회의 내부적인 주요 과제는 양극화 완화와 더불어 일자리 창출을 포함한 불황극복이다. 당연히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산업과 경제정책, 교육과 사회정책을 강구해야 하고 추진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모든 노력과 정책은 한반도를 둘러싼 동아시아의 지정학적 조건이 해결되지 못하고 국제적으로 상호적인 자유주의가 보장되지 못하면 실제적인 성과를 결코 이루어 낼 수 없다. 다시 말하면 한미관계가 그간의 일방적 종속관계에서 합리적 동맹관계로 조정되지 않고서는 대한민국의 경제적 정치적 번영과 안정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다. 더구나 수출중심국가인 한국에게는 외적 조건이 내부적 성과를 확실하게 규정한다.

이러한 인식에서 중장기적으로 미국 중심의 패권적 현실주의라는 입장을 인정하면서도 수평적이고 합리적 동맹관계로 가는 중간단계의 종속적 동맹관계라는 과정을 거쳐가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  

그 핵심적 주제는 당장의 현실로 전시작전권의 이양과 장기적인 동아시아의 집단적 안보체제의 구축이다. 한편에서는 패권국가로서 미국의 위치를 전적으로 인정하되, 한반도의 미사일방어체제로 일방적 편입과 한미일 군사동맹을 동의해서는 아니 된다. 이는 한국을 영구적으로 미국의 절대적 영향하에 종속국가로 묵어두는 함정이다. 

문재인 정부는 당당하고도 당연하게 법적 근거가 없는 전시작전권의 반환을 요구하면서 한국적 미사일 방어체계를 포함한 자주국방의 요지를 미국에 설명하고 양해를 구해야 한다. 이는 주권국가로서 행사해야 하는 일차적 조건이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레 사드의 문제는 잠정적으로 해소될 수 있을 것이다. 한반도 문제 해결의 주역은 당연히 대한민국이어야 하고 한반도 역사라는 차량의 운전석에는 문재인 정부가 앉아야 한다.

한미일 군사동맹은 시대에 뒤떨어진 퇴행적 패권주의 산물이다. 우선 중국에 맞서 한국이 일본과 동맹을 맺는다는 것은 역사적으로 이해될 수 없으며 현실적인 이해관계에서도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동시에 미국의 입장에서 보더라도 역사의 흐름에 역주행하는 자살골이 될 수 있음을 지적해야 한다. 다원적 시대에 맞게 공존공영의 상호주의라는 큰 주류를 형성하면서 미국은 국제적 패자로서 동아시아의 균형적 중재자의 역할을 맡아야 한다. 중국의 굴기에서 오는 잠재적 지역 패권의 위험을 견제하는 방식은 대결적 한미일 군사동맹이 아니라, 지역의 관계 국가들이 모두 참여하는 나토방식의 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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